Macro 촬영에 대한 이모저모
서론
Macro 촬영이란 굉장히 작은 사물을 크게 확대하여 촬영하는 분야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 말로는 접근 사진 촬영을 줄여 접사 촬영이라고도 하며, DSLR과 미러리스 유저들 사이에서는 소수지만 꾸준히 수요가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Macro 촬영에서 주로 촬영하는 피사체는 꽃, 작은 장신구, 반도체, 곤충, 소동물 등이 있으며 피사체들의 크기는 5~10 cm에서 1~2 mm에 이르는 등 그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특히 mm 단위의 피사체를 찍는 Macro 촬영을 초접사(Super Macro) 촬영이라고도 하며 접사 촬영과 초접사 촬영 사이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초접사 촬영에 대해 주로 알아볼 것이다.
초접사 촬영의 특성
일반적인 카메라 촬영에 있어서는 조리개를 여는 것이 보통 좋은 사진 결과물을 남길 확률이 높다. 이는 조리개를 열수록 심도가 얕아져 아웃포커싱이 극대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아웃포커싱이 잘 될 수록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이 피사체에 쏠리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는 조리개를 열수록 사진의 결과물이 좋다. 그러나 초접사 촬영에서는 이것이 성립하지 않는데, 그 까닭은 초접사 촬영에선 이미 심도가 너무 얕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피사체와 가까이 있을수록 심도는 급격히 얕아진다. 충북과학고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해보자. 본관에서 사진을 찍을 때 청운학사와 클레오파트라를 동시에 초점을 맞게 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는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심도가 깊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같은 위치에서 당신의 앞에 서있는 친구와 청운학사를 동시에 초점을 맞게 하려면? 조리개를 꽤나 조여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는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심도가 얕아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운학사와 당신의 친구 사이의 거리가, 청운학사와 클레오파트라 까지의 거리보다 훨씬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기준이 카메라이기 때문에 카메라에서 가까이 있는 친구와 멀리있는 청운학사는 동시에 초점을 맞게 하기 쉽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초접사 촬영을 생각해보자. 초접사 촬영에서 피사체는, 당신의 카메라와 당신의 친구 사이의 거리보다 훨씬 가깝다. 심지어는 피사체가 렌즈에 거의 붙다싶히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1~2 cm의 거리 차이도 심각한 아웃포커싱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조리개를 열어버린다면? 사진에서 초점이 맞는 부분이 아예 없는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초접사 촬영에서는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 아웃포커싱을 줄이는 것이 좋은 사진을 남기는 방법이다. 조리개를 조여야 적절한 아웃포커싱이 이루어지면서 아름다운 사진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또 가져야 할 의문점이 있다. 초접사 촬영은 피사체와의 거리가 상당히 가깝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 제공받는 광량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략 4~5 cm^2 정도의 면적에서 반사되는 빛으로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거기다 초접사 촬영에서는 앞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조리개를 조여야만 하는데, 안 그래도 부족한 광량에 조리개까지 조여버리면 이번에는 사진에 온통 검은색 밖에 없는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 노출이 어두울 때 통상적으로 많이 쓰는 방식은 iso를 높이는 것이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iso를 너무 높이면 화질에 문제가 생기고, iso를 높인다고 하더라도 노출값이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쓰는 방식은 장노출이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장노출을 시키면 부족한 광량을 채울 수 있다. 그러나 피사체가 동적인 피사체라면? 장노출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아주 작은 꽃같은 것도 바람이 살랑 불면 흔들려버리기 때문에 장노출로 초접사 촬영을 한다는 것은 여간 혈압 오르는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답은 외장 플래시이다. 외장 플래시란, 카메라에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플래시를 말하며 캐논, 소니와 같은 카메라 회사에서도 만들기도 하며 Godox 등의 플래시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도 있다. 참고로 외장 플래시의 호환성은 모든 회사가 통일되어 있으므로 아무 회사의 플래시나 구매해도 상관이 없다. 다만 캐논, 소니 등의 플래시를 구매할 것이라면 가지고 있는 카메라와 같은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환성이 더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것은 Laowa 사의 플래시로, 초접사 촬영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외장 플래시이다. 다른 회사의 플래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초접사 촬영에 사용하려면 별도의 가공이 필요할 수도 있다. 준수한 외장 플래시를 통해 초접사 촬영에서도 필요한 광량을 보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외장 플래시를 장착해서 사진을 찍으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이번에는 또 무엇이 문제일까. 핸드폰 카메라에서 플래시를 켜서 사진을 찍게 되면 보통 예쁜 사진을 얻기 힘들다. 강렬한 플래시의 빛 때문에 사진이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빛이 반사된 곳이 하얗게 번지는 등 사진을 망치기 가장 좋은 방법이 플래시를 켜는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또 어떻게 해야되는 것일까. 답은 diffuser이다. 방 안에 좋은 향 내려고 놓는 diffuser가 아니라, 여기서 말하는 것은 빛을 diffusing 시키는 diffuser를 의미한다. 플래시로 빛을 쏘게 되면 빛이 너무 모여서 방출되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사진이 연출된다. 이 때문에 플래시의 빛을 최대한 산란시켜서 자연스러워 보이는 빛으로 만드는 것이 diffuser의 역할이다. diffuser로 보통 쓰이는 물건은 하얀 천, a4 용지, 도화지 등 빛을 적당히 투과하면서 산란시킬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한다. 여기에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 카메라에 장착시키거나 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Laowa 사의 플래시는 해당 플래시 전용 diffuser를 판매하기도 하나, 지인의 사용 후기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본인만의 개성있는 diffuser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초접사 촬영의 묘미 중 하나로, 필자는 다양한 능력을 활용해 diffuser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을 권한다.
그렇다면 이제 초접사 촬영에 대한 재료적인 준비는 얼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적절한 카메라 바디와 렌즈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초접사 촬영에서는 어떤 바디와 렌즈가 적절한 것인지는, 다음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