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하나의 빛, 인공 태양
태양은 우리의 삶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생명가능지대에 위치함으로써 태양으로부터 적절한 빛을 받는다. 식물들을 태양의 빛으로 광합성의 과정을 통해 양분을 생성한다. 이 생산자들이 만들어낸 양분을 최종적으로 인간이 섭취하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얻는다. 만약 이런 태양이 없었다면, 지구의 온도는 급격하게 떨어지고 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하므로 우리는 산소와 에너지원을 얻지 못하고 죽어갈 것이다. 그런데, 이런 태양을 인간이 직접 만든다고? 오늘 다룰 주제는 바로 인공 태양이다.
인공 태양이란, 말그대로 인공적으로 만든 태양이다. 태양에너지의 원리란 핵융합으로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여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것이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환되는데, 이를 핵융합에너지라 한다. 높은 온도와 중력을 지닌 태양의 중심은 핵융합 반응이 활발히 일어난다. 하지만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과 같은 초고온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인공태양이다.
인공 태양은 세계 각국에 있는데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든 뒤 강력한 자기장 안에 가두고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4번째 상태로 원자핵과 자유전자가 따로따로 떠돌아다니는 상태이다. 자유 전하로 인해 플라즈마는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며, 전기장에 대한 매우 큰 반응성을 갖는다. 세계 각국에 인공 태양들은 약간의 차이점도 있는데, 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그릇형태가 다르게 생겼다. 이 그릇은 전자석으로 만들어 진다. 과학자들은 오랜 연구로 플라즈마 흐름의 처음과 끝을 연결해서 회전을 시키면 더 완벽하게 가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진과 같이 핵융합 연구장치 대부분이 도넛 모양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51년 미국에서 처음 발명된 스텔러레이터(Stellarator)는 기묘하게 휜 전자석들이 플라즈마의 흐름 꽈배기처럼 비틀어 놓는다. 그래서 플라즈마 입자가 자연스럽게 도넛 안쪽과 바깥쪽을 돌아가면서 회전한다. 이 방식은 위치에 따라 자기장을 일일이 제어하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지만, 긴 나선형의 전자석들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 반면 1952년 옛 소련의 토카막(Tokamak)은 ‘자기장 방’이란 러시아어 이름처럼 가운데 빈 공간이 생긴 도넛 모양으로 전자석을 설치한다. 스텔러레이터(Steollarator)보다 구조가 간단하고 플라즈마를 가두는 능력도 탁월하다. 덕분에 스텔러레이터 보다 늦게 등장했지만 주도권을 토카막이 쥐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토카막에게도 약점이 있다. 스텔러레이터에 비해 토카막은 계속 운전하기 어렵다. 안정적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려면 플라즈마가 장치 내에서 나선형으로 움직여야 한다. 스텔러레이터는 전자석을 자선형으로 만들어 해결했지만, 토카막에서는 플라즈마에 전류를 계속 흘려주어야 하고, 이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해 강한 자기장을 만들려면 구리(Cu) 코일로 만든 전자석에 매우 큰 전류를 흘려야 한다. 이때 생기는 전기저항은 엄청난 열을 발생시켜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전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우주공간과 비슷한 극저온 상태에서 저항이 사라지만 초전도자석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현재 세계의 핵융합 연구는 보통의 전자석을 사용하는 ‘상전도 토카막’의 뒤를 이어 ‘초전도 토카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 초전도 토카막 분야에서는 한국의 KSTAR와 중국의 EAST, 일본의 JT-60SA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들이 내놓는 연구 결과들은 세계 34개국이 참여하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연구 개발 사업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의 가동과 운영에 귀중한 기초자료가 될 예정이다.
이 중에 자랑스러운 한국의 KSTAR에 대해 더 알아보자.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간 운전하는데 성공하며 지난해 달성했던 초고온 플라즈마 기록을 경신했다. STAR는 2018년도에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중 세계 최초로 이온온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차세대 플라스마 운전모드로 알려진 ‘내부수송장벽(Internal Transport Barrier, ITB)모드를 구현하는 실험을 통해 달성한 성과로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한 결과이다. 이후 실험을 통해 KSTAR의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시간은 급속도로 연장되기 시작했다. 다음 해 실험에서는 5배 이상 유지 시간을 연장한 8초 달성에 성공했으며 20년에는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유지 시간 세계 최장 기록 20초 달성에 성공하며 전 세계 핵융합 연구계를 놀라게 했다.
KSTAR는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다. 2022년 초 평년보다 이른 실험을 진행한 뒤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운전시간 연장을 위하여 전원장치의 개선 및 내벽온도 상승을 억제할 텅스텐 디버터 설치 등이 진행된다. 더불어 보다 높은 ITB 모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 실시간 피드백제어 기술 확보 등 관련 연구를 통해 2026년에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시간을 300초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핵융합(연) 유석재 원장은 “지난해 독립연구기관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며 더욱 안정적인 연구 환경 속에서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핵융합 핵심기술의 적기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놀라운 인공태양의 발전과 한국의 활약! 놀랍지 않은가! 인공태양의 발전으로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