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좌지기라는 사자성어로도 알려진 피타고라스의 컵, 혹은 계영배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물을 많이 채우면 바닥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신기한 컵인데 서양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컵, 동양에서는 계영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컵을 분석하며 사이펀의 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원리를 알아보기에 앞서 어떤 모습으로 동작하는지 궁금하시다면 수은으로 피타고라스의 컵을 실험한 이 영상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험 과정

피타고라스의 컵 구조 및 실험 과정의 모식도

위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피타고라스의 컵의 비밀은 얇은 관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물을 점점 채우면 일반 컵과 같이 물이 차오릅니다. 이 과정에서 B와 같이 내부 기둥의 한 쪽에 물이 차게 됩니다.
  2. 내부 기둥이 꺾이는 부분까지 수면이 올라오면 바닥과 연결된 구멍으로 물이 계속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사이펀의 원리를 알 수 있는거죠. (물론, 과유불급의 교훈도요!)
  3. 물이 전부 빠져나가지는 않습니다. 물이 충분히 빠져나가고 물이 꺾이는 부분이 끊기게 되면 더이상 물이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물이 컵 안으로 돌아와 약간의 물이 남게 됩니다.

원리 분석

자, 그럼 이제 원리를 분석해봅시다.

1) 과정 B

유체가 차오르며, 아직 기둥 속 관의 최상부에 유체가 닿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음과 같은 논증을 통해 유체와 기둥 내부 유체의 높이가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논증에서 가정한 상황의 묘사

기둥 내외부의 유체의 높이가 서로 다르다고 가정해봅시다. 위 그림과 같이 표현되는 상황입니다. 이때 유체 기둥의 위에 작용하는 대기압은 두 기둥이 서로 같고, $h\neq0$이라면 A와 같은 높이의 B에서의 압력이 A보다 $\rho g h$만큼 높게 되므로 유체가 정지해 있을 수 없습니다. ($\rho$는 유체의 밀도입니다.)

2) 과정 C, D

유체가 충분히 차올라 기둥 속 관의 최상부에 유체가 도달한다면 바닥까지 이어진 수직 관을 통해 유체가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기둥 내부 최상부보다 외부 유체의 높이가 낮아져도 계속하여 유체가 빠져나가는데, 이를 사이펀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베르누이의 원리에 의하여 흐르는 유체의 압력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기둥에 물이 계속 공급되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은 바닥의 구멍과 닿아있는 기둥 속 관의 유체가 중력에 의해 계속 빠져나가고 , 구멍쪽의 기둥에 유체가 유입되지 않을 때까지 유체가 반복하여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기둥 속 고리가 끊기어 구멍쪽 기둥에 유체가 공급되지 않으면 결국 B와 유사한 꼴이 되고, 이때는 기둥 외부의 유체가 더 낮은 높이를 가지므로 기둥 외부로 액체가 유출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때 흘러나온 미량의 유체가 컵에 남아있는 것이죠.

사이펀의 원리

원리 분석 과정에서 한 얘기를 정리하자면, 사이펀의 원리는 ‘베르누이 원리에 의해 유체 압력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유체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피타고라스의 컵은 시작 조건인 ‘유체가 흐를 것’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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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yubin.choi)

2021-09-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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